가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11월 중순쯤 서울의 나뭇잎은 모두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지금이 아니면 느끼지 못하는 데이트 코스입니다.
우선 인왕산을 살짝 올라갔다 서촌을 지나 종로 3가에 위치한 종로할머니 칼국수로 가는 코스입니다.
종로 3가는 익선동 한옥거리도 있어서 메뉴의 다양성은 많아 선택이 폭이 넓습니다.
왜 칼국수 인가?
개인적으로 면을 유재석 님처럼 저도 면을 좋아하지만 선택의 지고지순해서 마음에 드는 한 집만 고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선 칼국수는 여러 칼국수를 다 맛보았지만 종로할머니칼국수 이상의 맛집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벌써 방문한 지 20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바로 옆에 다른 해물칼국수도 있었지만 역시 저의 선택은 할머니칼국수
입니다. 그렇다고 돈을 받고 광고를 하는 건 아닙니다. 굳이 광고를 하지 않아도 줄 서는 맛집이기 때문입니다.
조용히 즐기고 싶어 11시 오픈런을 하고 있지만 보통 11시 30분부터 줄을 서기 때문에 11시 20분까지는 가야 합니다.
흉내내기 힘든 깊은 맛
음식의 취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누가 맞고 누가 틀린 건 없습니다. 문제는 따라 하려고 해도 흉내 내기도 힘든
맛이라 더욱 끌리는 것 같습니다. 자꾸자꾸 생각하는 게 이미 중독이 된 것 같습니다. 연애할 때 설렘은 잠시지만
20년이 넘도록 생각이 나는 건 확실히 중독이 맞는 것 같습니다.
맛집은 대부분 모든 걸 오픈합니다. 레시피를 공개하는 게 아닌 오픈 주방으로 조리 과정을 모두 보여 줍니다.
정말 심플합니다.
멸치육수에 직접 반죽한 면을 삶아한 그릇 뚝딱 만들어 내는데 먹을수록 중독되는 맛입니다.
그냥 먹어도 맛있는 칼국수는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도 사람들의 발길을 막을 수는 없나 봅니다. 비 오는 날
생각나서 가는 내내 아무도 없겠지란 생각에 신났는데 우산을 쓰고 줄 서있는 사람들을 보고 확신했습니다.
모두 중독이 되었구나.
이렇게 영혼의 칼국수를 더더욱더 맛있게 먹고 싶어 약간의 과정을 추가했습니다.
우리는 음식을 기억하지만 또 그 과정과 느낌도 오랫동안 기억 합니다.
인왕산 기차바위를 찾아서
우선 홍제역에서 녹번방향으로 07번 마을버스를 타고 개미마을 종점으로 이동합니다.
산에는 로드뷰가 없으니 아래의 지도를 참조해 주세요.
산림공간정보서비스
모암 속성 정보안내 대분류 소분류 화성암 화강암류,섬록암,반암,현무암,안산암,유문암 등 퇴적암 역암,사암,혈암,응회암,점판암,석회암,Shale 등 변성암 화강편마암,편암,천매암,기타 변성암류
map.forest.go.kr
인왕산 등산 코스는 여러 가지 있으나 접근성과 편의성을 보았을 때 개미마을에서 인왕산을 올라가는 게 좋은 듯합니다.
인왕산에서 경복궁 방향으로 여러 가지 코스가 있지만 올라간 김에 예쁜 서울의 풍경과 청와대와 경복궁이 한눈에 들어오는 최적의 목적지는 인왕산 기차바위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한눈에 들어오는 광화문이 아름답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멀리까지 보이니 마음이 뻥 뚫리는 것 같습니다.
산속에 갑작스럽 공개 쉼터가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설명서를 보니 오래전 김신조 사건으로 많은 초소가 출입이 통제
되었지만 2018년 인왕산 전면 공개에 따라 경계시설이 대부분 철거되고 역사적 기록과 보존을 위해 공개 쉼터로
바뀌었습니다.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공개하고 있습니다. 휴관은 설날과 추석에 문을 닫으니 방문하여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경복궁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서촌을 지나게 되어 아기자기한 볼거리들이 많이 숨어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요즘 한참 이슈인 한강 작가님이 서촌에 거주 중이신지 축하 현수막이 걸려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구경하고 둘러보느라 약 1시간 30분 정도가 지나 점점 허기가 밀려오고 있어 종로 3가에 있는 칼국수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10분 정도 기다린 후 자리에 앉아 있다 보니 그토록 먹고 싶었던 칼국수가 나왔습니다. 다들 기호에 맞게 양념을 넣거나
후추를 추가하지만 저는 있는 그대로의 담백한 맛이 좋아 국물부터 흡입합니다.
지금 순간에도 침샘이 자극되는 칼국수 그림이 참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먹다 보니 텅텅 비워져 있는 그릇에
아쉬움이 남는 순간입니다.
원래도 좋아하는 칼국수가 오늘은 더 맛있는 순간입니다.
결론
홍제동 개미마을=> 인왕산 기차바위=> 숲 속쉼터=> 서촌마을=> 익선동 한옥마을 마지막 가을을 잠깐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